밥만 먹으면 배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고 하루 종일 가스가 차 답답함이 지속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증상은 과식이나 일시적인 소화불량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며칠간 설사가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변비로 바뀌는 등 배변 패턴의 변화가 동반되거나 유산균을 복용하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렸음에도 오히려 증상이 악화됐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SIBO(소장세균과증식증)'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SIBO는 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의 줄임말로 소장 안에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불어난 상태를 의미한다. 소장은 대장과 달리 세균 밀도를 낮게 유지하면서 음식물 속 영양소를 분해, 흡수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이곳에 세균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면 섭취한 음식물이 몸에 완전히 흡수되기도 전에 과잉 증식된 세균에 의해 먼저 발효되면서 수소(H₂)와 메탄(CH₄) 가스가 과도하게 생성된다.
과다 생성된 가스는 복부팽만과 불편감을 유발하며 소장의 흡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설사 또는 변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중 상당수에서 SIBO가 동반된 것으로 밝혀낸 바 있다. 이는 기존에 기능성 장질환으로만 여겨졌던 증상 이면에 소장 세균 과증식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SIBO를 방치할 경우 영향이 소화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장의 흡수 기능이 떨어진 만큼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체내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영양 흡수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면역력 저하를 불러일으켜 만성 피로, 피부 트러블 등 전신 건강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SIBO가 장누수증후군(leaky gut) 및 전신 염증 반응과도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초기에는 배가 좀 더부룩한 정도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만성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SIBO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검사를 진행해볼 필요가 있다. SIBO 여부를 확인하는 대표적인 검사로는 ‘수소 호기 검사’가 활용되고 있다.
이는 호흡 속 수소 및 메탄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소장 내 세균이 과다할 경우 섭취한 당이 빠르게 발효되면서 정상 범위를 크게 넘는 가스가 검출되는 원리를 이용해 과증식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호흡만으로 진행되는 비침습적 검사로 비교적 환자 부담이 적고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검사를 통해 SIBO로 확인될 경우에는 가장 먼저 식이 조절에 나서야 한다. SIBO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강식으로 알려진 고섬유질 식품이나 일부 발효식품도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 개인별 장 상태에 맞춘 맞춤 식이요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나 장민감도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식품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식이 조절만으로는 개선이 어려운 경우도 많으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개인별 맞춤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SIBO 치료에 있어 ▲장내 세균 균형 조절 ▲장 점막 회복 ▲장 운동성 정상화 세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은 “복부팽만이나 가스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상당수가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인다”며 “소장은 일반 내시경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위이기 때문에 SIBO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사 후 배가 심하게 부풀거나 가스가 지속적으로 차고 배변 상태가 일정하지 않다면 단순 소화 문제가 아니라 소장 내 미생물 불균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SIBO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이 가능한 만큼 초기 원인 파악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건강은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반복되는 소화기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니 원인 모를 복부팽만, 가스참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문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출처 :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08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