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장 건강과 체질, 그리고 식습관이 만드는 면역력
반갑습니다.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핵심은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5대째 한의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때 오셨던 환자분이 지금은 거의 아흔이 다 되어 저에게 진료받으러 오시는데 그때 뵙던 환자분이 여전히 같은 질환을 앓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아침 먹으면 점심 먹고, 점심 먹으면 저녁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약도 한번 먹고 영원히 나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몸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을 먹고, 그것이 얼마나 잘 흡수되느냐'입니다. 흡수가 잘되면 병에서 졸업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계속 그 병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갑상선 질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은 만병의 근원이자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오늘 이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 장내 세균총과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요즘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정보가 너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현미를 먹으라, 과일을 먹으라, 고기를 먹지 마라, 혹은 고기를 먹으라 등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립니다.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을 보면, 음식을 먹은 뒤 장의 연동 운동을 통해 장으로 내려가 비타민, 미네랄, 단당류, 이당류, 칼슘, 마그네슘 등이 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 온몸으로 영양분이 전달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균)입니다. 장내에는 약 200조 개의 균이 존재하며, 유익균과 유해균의 이상적인 비율은 85 대 15입니다. 유산균을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이 비율이 깨지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 고혈압, 당뇨, 암 등이 집안 내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질환 자체가 유전된다기보다 '장내 세균총 환경'이 유전되기 때문입니다.
식습관의 변화 : 유해균(곰팡이균·진균)의 먹이는 단 음식(당분)입니다. 과거에 비해 현대는 물을 제외하고는 달지 않은 음식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단 음식이 넘쳐납니다.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유해균이 증식해 비율이 50:50까지 무너집니다.
장벽에는 펼치면 학교 운동장만 한 유모(융모)가 있어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유해균이 많아지면 장벽 미세세포 사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장벽이 느슨해지면 미처 분해되지 않은 큰 분자의 물질이 혈관으로 직접 들어갑니다. 대표적인 것이 우유의 카제인과 밀가루의 글루텐입니다. 장이 건강한 사람은 이를 정상적으로 분해하지만, 장이 나쁜 사람은 이 물질들이 혈관으로 들어갔을 때 몸에서 독소로 인식하여 면역계가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관절통, 혹, 생리통, 갑상선 질환, 고지혈증, 고혈압의 원인이 됩니다.
2. 장과 뇌, 그리고 자율신경계
뇌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뇌혈관 장벽(BBB)이라는 protective barrier가 존재하여 외부 바이러스나 약물을 차단합니다.
문제는 뇌, 장, 피부가 모두 같은 외배엽에서 유래했다는 점입니다. 장 상태가 악화되어 혈관으로 침투한 카제인과 글루텐이 뇌로 이동하면 BBB 장벽마저 뚫리게 됩니다.
전두엽 영향 : 주의집중력 저하
기저핵 영향 : 근육 통제 장애 (파킨슨병, 근긴장이상, 틱 장애 등)
자율신경계 영향 : 교감신경 흥분 및 부교감신경 저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불안, 초조, 가슴 두근거림, 입 마름, 열감, 불면, 두통,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떨어지면 소화 불량, 손발 차가움, 빈뇨, 위산 부족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면역세포의 80%가 장에 존재하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생성됩니다. (뇌에서는 1%만 생성) 장이 나쁘면 세로토닌이 나오지 않아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3. 체질보다 중요한 '장 건강'
한의학에서는 사상의학(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를 들어, 위가 약한 '소음인'과 위 기능이 좋은 '소양인'이 있을 때, 장 상태가 막혀있다면 위가 좋은 소양인이라 할지라도 소화 불량, 설태, 구취 등이 발생합니다.
장 상태가 악화되면 자율신경계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체질과 상관없이 모든 증상이 '소음인'처럼 변합니다. 따라서 체질에 맞는 약이나 음식을 복용하더라도 장에 문제가 있으면 효과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므로, 체질보다 장 건강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4. 건강을 위한 식단 가이드
고지방 저탄수화물 에너지로 변환되는 시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방 : 5~6시간 (오래 지속됨)
단백질 : 4시간
탄수화물(밥) : 2시간
과일/야채 : 30분~1시간
우리가 든든함을 느끼고 지속적인 에너지를 얻으려면 지방과 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해야 합니다. 추천하는 영양 비율은 지방 50%, 단백질 25%, 탄수화물 25%입니다.
인슐린과 염증 : 밥이나 과일 같은 탄수화물/당분을 많이 먹으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이는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하고 동맥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졸): 당 조절이 안 되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몸에서는 글리코겐을 당으로 바꾸기 위해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밥과 과일을 자주 먹으면 몸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수면 리듬이 깨집니다.
추천 식품: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목살), 생선(조림이나 회), 야채 중심으로 식단 구성.
밥(탄수화물)은 하루 25g(반 공기 수준) 정도로 제한.
과일 중에서는 토마토, 키위, 배 정도만 권장하며, 사과, 바나나, 귤, 오렌지 등 과당이 높은 과일은 지방간 및 인슐린 자극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바른 기름 사용 : 불포화지방(참기름, 들기름, 생선 기름 등)은 열을 가하면 산화되어 활성산소를 만듭니다. 가열 요리 시에는 열에 강한 포화지방인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 버터나 치즈, 된장 등 발효 식품도 양호)
[요리 시연] 장 건강을 위한 코코넛 오일 알감자 조림
코코넛 오일은 장 건강과 지방 섭취에 매우 유용하지만, 생으로 먹으면 특유의 향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버터나 일반 식용유 대신 코코넛 오일을 활용하여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간식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재료: 알감자(또는 외지 모양으로 썬 감자), 코코넛 오일, 프락토올리고당, 소금 약간
감자 삶기: 감자는 소금을 살짝 넣고 미리 삶아 준비합니다.
오일 두르기: 달군 팬에 코코넛 오일을 2스푼 정도 넉넉히 두릅니다.
감자 굽기: 삶은 감자를 넣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줍니다. (코코넛 오일이 감자의 느끼함을 잡고 고소함을 더해줍니다.)
졸이기: 프락토올리고당(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됨)을 감자 위에 덮듯이 둘러준 뒤, 감자 조림을 하듯 졸여내면 완성됩니다.
응용 팁: 오징어 포를 구울 때 버터 대신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면 훌륭한 구이가 됩니다.
떡 구이 소스 제작 시 프락토올리고당에 다진 호두와 계피(시나몬) 가루를 섞어 활용하면 좋습니다.
마치는 글
장 건강은 단지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유전을 통해 자녀와 가족 전체의 건강으로 이어집니다.
올바른 식습관 전환과 장내 환경 개선을 통해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고,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